1. 마취 전 평가의 목적

마취 관련 합병증의 상당수는 마취제 자체보다 기저 질환을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거나, 위험도에 맞춰 프로토콜을 조정하지 않은 경우에 발생합니다. 마취 전 평가는 단순히 "수술이 가능한가"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개별 환자에게 맞는 마취 계획(전처치·유도·유지·회복)을 설계하기 위한 필수 단계입니다.

2. ASA 신체상태 분류(Physical Status Classification)

미국마취과학회(ASA) 분류는 수의학에서도 표준적으로 차용되어 마취 위험도를 등급화하는 데 사용됩니다.

  • ASA I: 전신 건강한 환자 (기저 질환 없음)
  • ASA II: 경미한 전신 질환이 있으나 기능 제한이 없는 환자 (예: 비만, 경증 심잡음)
  • ASA III: 중등도의 전신 질환이 있어 활동에 제한이 있는 환자 (예: 대상성 심부전, 조절 중인 당뇨)
  • ASA IV: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전신 질환 (예: 실조성 심부전, 쇼크)
  • ASA V: 수술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위독 상태

3. 마취 전 최소 검사 항목

나이와 ASA 등급에 따라 검사 범위를 조정하되, 다음 항목을 기본으로 고려합니다.

  • 전혈구검사(CBC): 빈혈, 혈소판 감소 등 출혈·산소운반능 관련 위험을 확인합니다.
  • 혈청 화학검사: 신장·간 기능은 마취제 대사와 배출에 직결되므로 필수입니다. 알부민 저하는 마취제 결합률에 영향을 줍니다.
  • 흉부 청진 및 심잡음 평가: 새로 발견된 심잡음은 마취 전 심초음파 등 추가 심장 평가로 이어져야 합니다.
  • 응고 기능 검사: 출혈 위험이 있는 수술이나 특정 견종(도베르만의 폰 빌레브란트병 등)에서 고려합니다.
  • 고령 환자의 흉부 방사선: 잠재적 심비대나 폐 병변을 사전에 배제합니다.

4. 금식 기준

과도하게 긴 금식은 저혈당·탈수 위험을 높이고, 반대로 금식이 불충분하면 마취 중 역류·흡인성 폐렴 위험이 커집니다. 최신 가이드라인은 과거보다 짧은 금식 시간을 권장하는 추세입니다.

  • 고형식: 마취 6~8시간 전까지 금식 (그 이상 장시간 금식은 권장되지 않음)
  • 음수: 마취 유도 1~2시간 전까지는 자유급수 허용
  • 어린 동물, 당뇨 환자: 저혈당 위험이 크므로 금식 시간을 짧게 조정하고 혈당을 모니터링

5. 고위험 환자에서의 프로토콜 조정

심장 질환 환자

전부하·후부하 변화에 민감하므로 급격한 수액 부하를 피하고, 심근 억제 효과가 적은 약물(오피오이드 중심 전처치 등)을 우선 고려합니다. 마취 중 수액 속도는 표준 유지량보다 보수적으로 설정합니다.

신장 질환 환자

신장으로 배출되는 약물은 반감기가 늘어날 수 있어 용량 조정이 필요하며, 마취 전후 적절한 수액 처치로 신혈류를 유지하는 것이 급성 신손상 예방에 중요합니다.

단두종(브라키세팔릭) 견종

상부 기도 저항이 높아 마취 유도·발관 시 저산소증 위험이 특히 큽니다. 완전히 각성할 때까지 기관 삽관을 유지하고, 회복 중에도 산소 공급과 기도 개방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 회복기도 마취의 연장선

마취 관련 사망의 상당수는 수술 중이 아니라 회복기(발관 이후 몇 시간)에 발생합니다. 활력징후가 안정될 때까지 회복실에서의 모니터링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 참고 문헌

· AAHA Anesthesia and Monitoring Guidelines for Dogs and Cats. American Animal Hospital Association.

· Grimm KA, et al., eds. Veterinary Anesthesia and Analgesia: The Fifth Edition of Lumb and J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