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생충 관리의 중요성
반려동물의 기생충 감염은 단순한 소화기 증상을 훨씬 넘어서, 심부전(심장사상충), 중증 빈혈, 신경 증상, 그리고 사람에게로의 전파(인수공통감염병)까지 다양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아열대화되는 기후 변화와 야외 활동 증가로 인해 과거보다 기생충 노출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심장사상충과 진드기 매개 질환(바베시아, SFTS 등)에 대한 연중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2. 내부 기생충별 임상 특징과 치료
① 심장사상충 (Dirofilaria immitis)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심장사상충은 성충이 폐동맥과 우심방에 기생하며, 만성 기침, 운동 불내성, 호흡 곤란, 복수(우심부전)를 유발합니다. 고양이에서는 개보다 성충 수가 적어도 더 심각한 폐 반응(HARD, Heartworm Associated Respiratory Disease)을 일으킵니다.
- 진단: 개 - 항원 검사(성충 암컷 항원 검출)가 표준. 마이크로필라리아 검사(혈액 도말) 병행.
- 고양이 진단: 항원 + 항체 검사 병용 (항원 음성이어도 감염 가능)
- 개 치료: Melarsomine dihydrochloride (Immiticide) 근육주사. WHO protocol에 따라 투여 전 Doxycycline(Wolbachia 박멸)과 Prednisolone(폐 반응 완화) 전처치 후 3주 안정 필수.
- 고양이 치료: 성충 구제 약물 없음. 증상 관리(스테로이드, 기관지 확장제) 중심.
- 예방: Ivermectin, Milbemycin oxime, Selamectin 등 월 1회 또는 Moxidectin 3~6개월마다 투여
메라사민 투여 후 죽은 성충이 폐동맥을 막는 혈전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치료 후 최소 4~6주간 엄격한 운동 제한이 필수입니다.
② 지알디아 (Giardia duodenalis)
오염된 물이나 분변-구강 경로로 전파되는 원생동물로, 소장 융모 손상을 통해 영양 흡수 장애를 일으킵니다. 특징적으로 악취가 나는 점액성 설사가 만성적으로 반복됩니다.
- 진단: 분변 부유법(낭포 검출), ELISA 항원 검사, PCR (가장 민감). 간헐적 배출로 3회 분변 검사 권장.
- 치료: Metronidazole (25 mg/kg BID, 5~7일) 또는 Fenbendazole (50 mg/kg SID, 3~5일). 내성이 있는 경우 두 약물 병용.
- 환경 소독: 사염화 암모늄 또는 희석 표백제. 분변으로 오염된 환경과 개체를 목욕시키는 것도 중요.
- 인수공통감염: 어린이와 면역 저하자에게 전파 가능. 엄격한 위생 교육 필요.
③ 고양이 트리코모나스 (Tritrichomonas foetus)
고양이 대장에 기생하는 원충으로, 주로 군집 생활하는 순혈종 고양이 사이에서 전파됩니다. 지알디아와 유사한 만성 설사를 유발하지만 악취가 더 심하고, 혈액 또는 점액이 혼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진단: PCR이 골든 스탠다드. 신선한 분변의 직접 도말 검경에서 편모 운동성 원충 관찰 가능하나 민감도 낮음.
- 치료: Ronidazole (30~50 mg/kg SID, 14일). 단, 신경 독성 부작용(경련, 운동실조) 주의 — 용량 초과 금물.
- 예후: 치료 후 재감염이 없으면 약 2세까지 자연적으로 해소되는 경향.
④ 회충 (Toxocara canis/cati) 및 구충 (Ancylostoma spp.)
어린 강아지·새끼 고양이에서 가장 흔한 내부 기생충입니다. Toxocara는 태반 또는 모유를 통한 수직 감염이 가능합니다.
- 회충 증상: 복부 팽만, 구토·설사, "팟 벨리(pot belly)" 외형, 복강 내 다량 기생 시 장폐색 위험.
- 구충 증상: 장 점막에서 흡혈하여 심한 출혈성 설사, 빈혈, 저알부민혈증 유발.
- 치료: Pyrantel pamoate, Fenbendazole, Milbemycin oxime 등.
- 인수공통감염: 내장 유충 이행증(VLM), 안구 유충 이행증(OLM) — 어린이에게 특히 위험.
3. 외부 기생충: 진드기와 벼룩
진드기 (Ticks)
진드기는 피부 흡혈 외에 다수의 심각한 전신 질환을 매개합니다.
- 바베시아(Babesia canis): 적혈구 파괴를 일으키는 원충. 급성 황달, 혈뇨, 중증 빈혈 유발. Imidocarb dipropionate 치료.
- 에를리히아(Ehrlichia canis): 단핵구에 기생. 발열, 혈소판 감소, 출혈 경향. Doxycycline 치료.
-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 국내 유행 진드기 매개 바이러스 질환. 사람·개·고양이 모두 감염 가능. 치명률 높음.
벼룩 (Fleas)
- 벼룩 알레르기성 피부염(FAD): 벼룩 타액에 대한 과민 반응. 꼬리 기저부와 복부의 집중된 가려움증·탈모.
- 촌충 매개: Dipylidium caninum — 벼룩이 중간 숙주. 항문 주변에 쌀알 모양 충체 관찰.
- 환경 처리의 중요성: 벼룩 생활사의 95%가 환경(알·유충·번데기)에 있으므로 동물 치료와 환경 처리를 동시에 진행해야 재감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4. 치료 시 주의사항
콜리, 셰틀랜드 쉽독, 오스트레일리안 셰퍼드 등 ABCB1 유전자 변이 견종은 Ivermectin, Milbemycin, Loperamide 등 P-당단백 기질 약물에 신경 독성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투여 전 유전자 검사 또는 MDR1-safe 약물 선택을 권장합니다.
개 전용 벼룩·진드기 방제 제품에 포함된 퍼메트린(Permethrin)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신경 독성을 유발합니다. 다묘 가정에서는 고양이가 개의 국소 도포 제품에 접촉하지 않도록 반드시 주의하세요.
※ 참고 문헌
· Companion Animal Parasite Council (CAPC) Official Guidelines. 2024. capcvet.org
· Bowman DD. Georgis' Parasitology for Veterinarians. 10th ed. Elsevier. 2014.
· European Scientific Counsel Companion Animal Parasites (ESCCAP) Guidelines.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