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쿠싱 증후군이란?
부신피질기능항진증(Hyperadrenocorticism, HAC), 흔히 '쿠싱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부신 피질에서 코르티솔(Cortisol)이 만성적으로 과다 분비되어 전신에 걸쳐 광범위한 대사 이상을 초래하는 내분비 질환입니다. 중·노령견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평균 발병 연령은 10~11세입니다.
발생 원인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 뇌하수체 의존성(PDH, Pituitary-Dependent Hyperadrenocorticism): 전체의 약 80~85%를 차지하며, 뇌하수체의 미세 종양이 ACTH를 과도하게 분비하여 양쪽 부신을 자극합니다.
- 부신 의존성(AT, Adrenal Tumor): 약 15~20%에서 발생하며 부신에서 직접 코르티솔을 자율적으로 분비하는 종양(선종 또는 선암)이 원인입니다.
- 의원성(Iatrogenic): 장기간 스테로이드 투여에 의해 발생. 외인성 스테로이드를 점진적으로 감량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2. 주요 임상 증상
쿠싱 증후군의 증상은 코르티솔의 전신적 과다 효과로 인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초기에는 보호자가 단순한 '노화'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다음·다뇨·다식(PU/PD/PP): 가장 흔하고 이른 시기에 나타나는 증상. 보호자 주소가 "물을 너무 많이 마신다"인 경우 반드시 쿠싱을 감별 진단에 포함.
- 복부 팽만(Pot-belly): 복근 약화와 간 비대로 인해 복부가 아래로 처지는 전형적 외형.
- 대칭성 탈모: 옆구리, 복부, 허리 부위부터 시작하며 두피와 앞다리는 상대적으로 보존.
- 피부 변화: 피부 얇아짐(피부 혈관이 투명하게 보임), 석회 피부증(Calcinosis cutis), 면포 형성.
- 근육 약화·운동 불내성: 코르티솔의 근단백질 분해 효과로 인해 전반적인 근육량 감소.
- 간비대·ALT 상승: 스테로이드성 간염 패턴으로 ALP의 현저한 상승이 특징적.
3. 진단 전략: 올바른 검사 순서
쿠싱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임상 증상이 없는 환자에게 호르몬 수치만으로 쿠싱을 진단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확진 검사는 위양성 결과가 있으며, 임상 징후와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선별 검사 (Screening Tests)
- LDDST (Low-Dose Dexamethasone Suppression Test): 민감도 약 85~95%로 가장 우수한 선별 검사. 덱사메타손 투여 후 8시간 시점 코르티솔이 1.0 μg/dL 초과 시 양성. 일부 PDH 환자에서 4시간 시점에 억제 후 8시간에 탈출하는 패턴이 관찰됨.
- UCCR (Urine Cortisol:Creatinine Ratio): 민감도 99%로 매우 높아 제외 진단에 유용. 수치가 정상 범위면 쿠싱 가능성이 극히 낮음. 단, 특이도가 낮아 양성 결과만으로 확진 불가.
감별 검사 (Differentiation)
- ACTH 자극 검사: PDH와 AT를 직접 감별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의원성 쿠싱 감별과트릴로스탄 치료 모니터링에는 표준 검사. 투여 1시간 후 코르티솔 기준값 해석 필요.
- HDDST (High-Dose Dexamethasone Suppression Test): PDH에서는 약 75%에서 억제가 나타나 AT와 감별에 도움.
- 복부 초음파: 부신 크기를 평가하여 PDH(양측 부신 비대) vs AT(한쪽 부신 종괴, 반대쪽 위축) 감별에 필수.
스트레스, 다른 전신 질환,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은 코르티솔 수치를 위양성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반드시 투약력과 건강 상태를 함께 확인하세요.
4. 치료: 트릴로스탄(Trilostane) 사용 프로토콜
PDH와 수술 불가능한 AT에서 사용되는 트릴로스탄은 부신에서 코르티솔 합성의 핵심 효소(3β-HSD)를 억제합니다. 치료 목표는 호르몬 수치 정상화가 아니라 보호자가 보고하는 임상 증상의 개선입니다.
- 초기 용량: 1~2 mg/kg, 1일 1회 식사와 함께 투여 (식이와 함께 투여 시 흡수율 향상)
- 첫 모니터링: 투약 시작 2~4주 후 ACTH 자극 검사 실시 (투여 4~6시간 후 채혈)
- 목표 자극 후 코르티솔: 1.45~9.1 μg/dL (38~238 nmol/L) — 이 범위에서 임상 증상 개선과 부신 부전 예방을 동시에 달성
- 이후 모니터링 주기: 1개월, 3개월, 이후 3~6개월마다
5. 트릴로스탄의 치명적 부작용: 급성 부신 부전(애디슨 위기)
트릴로스탄 투여 중 갑작스러운 기력 저하, 식욕 완전 소실, 구토·설사가 나타나면 즉시 투약을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하도록 보호자에게 반드시 교육해야 합니다. 부신 괴사로 인한 급성 애디슨 위기는 응급 처치 없이 치명적입니다.
- 위험 신호: 급성 허약, 식욕 완전 소실, 지속 구토, 저혈압
- 응급 처치: 즉각적인 수액 처치(생리식염수), 덱사메타손 IV 투여로 코르티솔 부족을 빠르게 보상
- ACTH 자극 검사: 자극 전 코르티솔 2 μg/dL 미만 시 부신 기능 부전 의심
6. 외과적 치료 고려
부신 선종(AT)의 경우 외과적 부신 절제술(Adrenalectomy)이 근치적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단, 부신 선암(악성)에서는 혈관 침범 및 전이 여부를 CT로 사전 평가하고, 수술 전 트릴로스탄으로 코르티솔 수치를 정상화하는 것이 수술 위험을 줄입니다.
※ 참고 문헌
· Behrend EN, et al. Diagnosis of Spontaneous Canine Hyperadrenocorticism: 2012 ACVIM Consensus Statement (updated 2024)
· Ettinger SJ, Feldman EC. Textbook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 8th ed.
· Helm JR, et al. Factors associated with survival after treatment with trilostane for canine hyperadrenocorticism. JVIM. 2011.